장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2009.05.29 00:02

공인영 조회 수:2576 추천:84


시간이란 건 참 묘하다.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해버림에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못할 때도 있는가 하면,  1분1초가 아까워 시간을 돈으로 살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 관리에 탁월하기를 바라며 시간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성공하는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또, 시간 관리에 대한 방법을 실은 책들도, 다이어리도 그토록 찾나보다.

나는 시간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여느 사람들처럼 시간관리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서점에서 관련서적들을 뒤적거리기도 했었고, 인기있다던 다이어리도 써보고 다른 사람의 시간 관리에 관심두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닥쳐야 하는 고질적인 이 습관을 버리지못하고 항상 많은 일들을 끝내 버려야하는 순서대로 나의 시간은 사용되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의 생활이 가장 효율적으로 돌아 갔을 때는 -조금은 웃길지모르나- 어렸을 때 동그라미 안에 선을 그어가며 하루를 나누었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때는 하루가 다양한 가치영역들이 골고루 나누어져있었다. 공부하는 것도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노는 것도... 100% 나의 의지대로 했다면 많은 시간들이 노는 것 위주로 칸들이 넓어졌겠지만, 엄마의 손을 거쳐 하루가 합리적으로 나뉘어져있었다. 엄마는 딸의 공부할 시간도 신경썼지만 건강을 더 신경썼기 때문에 자는 시간도 식사시간도 규칙적으로 짜 놓았다. 그리고 하루의 시작은 가정예배로 우선순위가 되있었다.
하지만, 그런 규칙적인 모습으로 생활하던 아이도 어느순간부터는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기시작하면서 많은 가치들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보다 급한순서대로 일들을 해치우며 사용된 시간을 지우개로 지워나가는 모습으로 변했다.  

“급한것이 아닌, 중요한 것을 먼저하라”
이 말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급한게 중요한 것 아닌가? 중요하니까 빨리해야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바로 튀어올라왔다. 하지만 책은 단호하게 ‘No!’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제3세대가 아닌, 우리가 이제 제4세대로 나아가야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제3세대는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컨트롤하는 세대’이며 제4세대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먼저 가치를 구분시키는 세대’이다.

책의 페이지를 얼마넘기지않아 나는 종이 한 장을 꺼내 내가 해야할 일들의 리스트를 적어 보았다. 조금은 자잘한 일들까지 한 열댓개는 되었다. 역시나 내가 가장 먼저 떠올려 적어놓은 것은 -소중한 일이라고 말하기 애매하나- 시간상 빨리 끝내야하는 일이었다. 1위부터 5위까지 순위를 매기려고 하니 조금 망설여졌다. 오히려 그 대여섯가지의 일들을 1순위란에 일직선으로 나란히 적어놓는게 더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모두다 ‘빨리 처리해주세요’라고 빨간불을 켜놓고 있는 것 같았지만 급함을 알면서도 한동안 손도 못대고 그 무엇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던 참이었다. 모두다 ‘제1순위’라는 빨간 등을 켜 놓고 아까운 건전지만 소비하고 있는 셈이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스스로도 의아해하면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며 나는 그 이유를 조금씩 알아갔다. 항아리 비유안에서 ‘틈은 늘 있기 때문에 하려고 하면 언제나 자기인생에 더 많은 것을 집어 넣을 수 있다’라고 대답한 사람처럼 내가 얼마나 나의 잘못된 패러다임을 가지고 핵심에 벗어나 있었는지 깨달았다. 나 또한 ‘많은수록 더 좋다’라는 패러다임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속에 내가 하여야 할 일들을 끼어넣어 보려고 분주히 움직이다 오히려 모두 다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 놓였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먼저 항아리속에 넣느냐’하는 것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단순히 마음으로 느껴지는 감동보다 나 자신을 구체적으로 바라보게되었다. 마치 심리치료를 받으러 가서 상담자와 마주앉아 그의 말을 듣고 대답하는 것같은 느낌이었다. 여느때같으면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느낀점이나 떠오르는 생각들을 노트에 적었을테지만, 이번에는 책에서 제시한 내용들을 나의 생활속에서 찾아내며 심리테스트라도 하는양 노트에 대답해 나가고 있었다.

나한테 가장 중요한 서너가지는 무엇인가?
내가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지금 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여러가치의 영역에서 내가 해야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구분도 해보고, 여러 영역에서 나의 위치를 떠올려 가족의 일원으로서, 학생으로서, 교회안에 한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도 떠올려 보았다. 삶이란 모든 것들을 합친 것이다. 나의 역할들을 확인함으로써 현재 게을리하고 있는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영역들을 다시금 찾을 수 있었다. 정말 중요한 것들은 중요함에도 다급한 일이 아니기에 먼저 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나를 다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를 다그치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함에도 구석에 제쳐놓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잊고있었던 고백이 다시 입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나의 가치는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정말 무엇이 소중한지 깨닫지 못하고 급한게 중요한 것으로 착각하며 분주하게 보냈던 것은 나의 가치가 분명히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자대학을 하면서도 리더를 맡고 있으면서도 얼마전까지 나는 하나님보다는 나의 힘듦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많은 일들도 다 짐으로만 느껴졌었다. 내가 맘이 편해야 하나님과의 관계도 더 기쁘게 지속하며 하나님이 맡기신 일들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속에서 내안에 진정한 기쁨과 평안이 생기는 것을 말이다. 시간관리에 탁월한 사람은 많은 일들을 주어진 시간내에 다 하도록 바쁘게 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자신의 삶을 기쁨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책에서는 중요한 것에 대해 무뎌지지 않게 톱날을 갈아야한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나는 나의 진정한 가치 하나님과의 관계가 무뎌지지 않도록 ‘수레바퀴의 삶’으로 톱날을 갈아야겠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보다 중요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우선되어 그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하게 내삶속에서 하나님이 거하시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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