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반 수료식이 있던 날 박수를 쳐가며 한 생각은, 수료자들이 받을 꽃의 수를 세어가며 ‘내 순번까지 꽃이 되려나?’. 결석 두 번, 지각 세 번으로 목사님께서 수료증을 안주셔도 뭐라 할 처지가 아니었던 저는 그저 남몰래 남아 있는 꽃다발을 셀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할렐루야! 꽃다발 하나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간당간당 하게 양육반을 수료했습니다. 그리고 중보기도반을 신청했습니다. 원래 중보기도반에 들어가기 위해서 시작한 양육반이었기 때문에 중보기도반은 정말 열심히 하자 라고 맘 먹었는데, 아뿔싸! 첫 이론 시간에 결석 같은 지각을 해버렸습니다. 이론 시간을 한 시간이라도 빠지면 수료할 수 없다는 사모님 말씀에 ‘아, 그냥 한국으로 빨리 가라는 말씀이신가?’ 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남에게 보여줄 수료증은 없어도 양육반 때부터 하고 싶었던 중보기도반이니까 그냥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중보기도 카드엔 ‘중보기도반을 수료할 수 있도록’ 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랬더니 수료했습니다. 목사님께서 건망증으로 절 그냥 수료시키셔서 지금이라도 수료증 가져오라고 하시면 큰일입니다. 한국에 있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

사실 중보기도반을 신청하면서 제자대학에 대한 욕심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정말 제자대학도 하고 싶었지만 제자대학을 마치기엔 비자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제자대학 정말 하고 싶었어요. 나 중보기도반으로 멈추기 싫은데 왜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이번에 대학 들어갔으면 제자대학도 할 수 있었는데 왜 날 떨어뜨리셨어요.’ 내가 공부 안 해서 못간 건데 하나님 탓을 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중보기도반 첫 기도시간에 임했습니다. 기도 막바지에 이를 무렵, 내 마음에 제자대학 학생들을 위한 축복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 위해 축복할 때 내 마음에 평안이 있었습니다. 내가 그 자리에 없어도 나를 대신해서 있을 사람들을 위해 축복하라 하셨습니다. 그렇게 중보기도반을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또한 중보기도반을 하면서 ‘기도란 것은 참 영적인 싸움이구나, 내가 기도 안 된다고 십여분 기도하다 멈출 때 사단이 그렇게 좋아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 번은 금요일 날 모여서 중보기도를 하는데 기도가 너무 힘들어 제대로 기도하지 못한 날이었습니다. 시계를 언뜻 보니 딱 5분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5분이라도 제대로 힘써보자 하고 힘을 내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보기도반은 다음 기도로 넘어가거나 기도가 끝날 때 종을 쳐서 알리는데, 이제 종이 치면 마치는 기도로 끝날 때였습니다. 소리 높여 기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종이 ‘땡’ 하고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다 끝났나 싶어서 눈을 떴는데 그 날 종을 울리던 상숙언니가 계속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잘 못 들었나 싶어 다시 기도하는데 또 ‘땡땡땡’하고 종소리가 들렸습니다. 하지만 옆에선 아직도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뭔가 이상한 기분에 더 소리 높여 기도하기 시작하자 ‘종 치잖아, 기도 끝났어’ 라고 말하는 듯이 미친듯한 종소리가 귓전에서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내 기도를 방해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단들은 기도를 싫어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 드리겠다고 무릎 꿇어놓고 사단에게 무릎 꿇었던 지난 기도들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또 한 번은 방언의 소중함을 알게 하셨는데, 중보를 해도 그 사람의 환경이 마음에 와 닿지 않고 기도를 해도 내 진실 된 마음이 고백되지 않던 때가 있었습니다. 가슴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무언가가 내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기도를 할 때면 무언가 토해내고 싶었는데 쉽사리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며칠을 보내다가 사모님께서 인도하시는 중보기도시간이었는데 시작부터 기도를 방해하는 방해 세력들이 기도하는 우리를 꾹 누르고 있었습니다. 첫 종소리가 울리고 두 번째 기도에 들어가는데 사모님께서 방해세력들이 너무 많다고, 어둠의 세력들을 물리치고 두 번째 기도 들어가자며 외치시고 ‘주여’를 외치는데,‘주여’가 끝나자마자 제 입이 방언으로 무언가를 타다닥 고백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순식간이었습니다. 뭔가 토해내는 기분이었습니다. 제 입에 무언가를 토해내자 중보기도반의 물리치는 기도가 불처럼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시작 전에도 물리치는 기도를 했지만 제가 무언가 고백한 후의 물리침의 기도가 더 강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도하면서 드는 생각이 고백한 무언가가 저의 죄였다 라는 것입니다. 미처 고백하지 못했던, 나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방언으로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예전에 방언을 받고 얼마 안되서 통변의 은사도 달라고 기도할 때 마음에 ‘방언으로 네 죄들을 고백하고 있는데 그 죄들을 네가 다 알게 되면 마음 아파할 꺼야. 힘들어할 꺼야. 그냥 나만 듣고 내가 용서할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전달된 건지 그 이후로는 통변의 은사를 구하지 않고 있는데, 이 날도 그 날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정말 큰 죄였는데 그냥 나만 듣고 용서할께’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듯 했습니다. 내가 지은 죄를, 하나님께서 주신 방언으로, 하나님께 용서 받게 하셨습니다. 이 날의 기도 이후 마음의 갑갑함도 사라지고 중보하는 마음이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중보기도반을 하면서 참 많은 배움의 시간들이었고, 깨달음의 시간들이었습니다. 남을 위한 기도가, 내 욕심만 바라는 이기적인 기도 아닌 기도보다 얼마나 값진 기도인지, 남을 위해 흘린 눈물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바라시고, 얼마나 값지게 받으시는지, 타인의 기도제목이 이루어져 그 사람의 일이 잘 풀리면 배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기뻐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항상 내게 영의 양식 주시는 목사님 감사합니다. 내가 길을 잃어도 주저 앉아도 함께하시는 예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