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등불을 켜서 움 속에나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위에 두나니 이는 들어가는 자로 그 빛을 보게 하려함이니라. (누.11:33)

이 성경구절은 요즘은 묵상 중에 자주 보여주시는 말씀이다. 하나님 앞에서 진정으로 뜨겁지 못했던 나 자신이 싫어 변화되게 해달라고 그토록 기도하며 고백했지만, 정작 기회가 주어지면 주춤하고 움츠러들었던 나에게  ‘등불이 되어라. 헛된 곳이 아닌 내가 원하는 그 곳에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등불이 되어라. 장식용이 아닌, 어둠을 밝히는 쓰임 받는 일꾼이 되어라’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말씀을 통해, 양육반을 통해, 그리고 이번에는 ‘풍성한 교회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다른 방법으로 같은 말씀을 나에게 주셨다. 이 책의 실질적인 경험과 간증들은, 기도하면서도 삶속에서 보여지는 나의 부족한 모습에 적잖아 흔들렸던 나에게 많은 힘과 감동을 주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고 싶고 또, 진심으로 다른 사람과 삶을 나누고 싶은 소망함이 있지만 그건, 나의 속내를 먼저 꺼내놓지 않는 지금의 모습에선 너무 힘든 일이었다. 일본에 온 뒤로 계속된 나의 기도제목이었다. 그러다가 2008년이 되면서 청년부 조장을 맡으라는 말에 ‘아직은...’이라는 말로 도망쳤고, 전인적치유수양회 때, 최은애권찰님대신 조장을 맡았다가 권찰님이 오시자마자 ‘원래 조장님이시니까’라는 말로 도망쳤다. 나는 기도했고, 하나님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심으로 응답해주셨고, 나는 도망쳤다. 그리고 이번에 양육반을 시작하면서 ‘에이, 설마...’했지만 하나님은 빼도박도 못하게 목사님을 통해 반장으로 임명(?)하셨다. 이 책의 ‘...교회에서 봉사하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 역시 먼저 나 자신의 성숙 없이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모습 속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이제까지 그 이유로 얼마나 도망다녔는지... 하나님은 선수가 되라고 하시는데, ‘제가 어떻게...’라는 말로 관중석에 계속 묻혀있었던 것이다. 나를 오픈하지 못하고 남에게 진심으로 관심두지 않았던 내 모습을 두고 계속 기도하였으나, 계속 그 부분에서 약해지는 나를 바라보며 다그치는 마음만 커져갔었다. 그러다가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아차!’했다. “사람이 과연 변화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사람은 그 변화의 초점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성품이 아닌 가치가 변해야 사람도 변한다”라고 답한다. 아차, 나는 내 성품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 내 모자란 부분 좋은 것으로 바꾸고자 그것에 안달하고 좌절했던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하나님께서 나의 삶의 중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걸 원하시고 계시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책의 내용처럼 내가 완전하기 때문에 남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며 섬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나를 먼저 오픈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관심두지 않는 나의 모습이 보이더라도 오로지 하나님께 순종하며 누군가를 섬기는 일들을 통해 조금씩 변화될 것이며, 나를 만지시며 다듬으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이 책에 소개 된 많은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렇게 변화될 것임을 소망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 동경한인장로교회의 성도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의 위치에서 쓰임 받는 밝은 등불로 세워 일본 땅을 비추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기쁘게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