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와서 참 많이 찔리고 있다. 갑자기 입고 있던 두꺼운 옷을 벗어던지고 맨살만 내놓고 있는 것처럼 조그만 자극에도 차갑고, 뜨겁고, 아프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주도에서 서울로 가서 지내던 5년 동안 하나님의 대한 내 마음은, 옆에서 건드려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두꺼운 옷을 껴입고 껴입은 것 같았다. 그만큼 둔감했었다. 겨우 주일만 지키는 생활 속에서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꽤 믿음이 좋다고 생각도 했었다. 일본에 와서 둔감했던 나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면서 하나님 앞에 열정적인 사람으로 서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마음과 행동이 전혀 따로 노는 때가 많았다. 예배중에 받은 은혜로, 기도와 찬양시간에 뜨거워졌던 마음에 ‘난, 이제 변화되겠지’하고 생각했다가 삶속에서 순간순간 무너져내리는 내 모습에 너무 힘이 들었다. 이전에도 썼듯이 내 성품에만 초점을 맞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제대로 듣지 않고, 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책 <다시 쓰는 두 날개로 날아오르는 건강한 교회>를 읽으면서 정말 내가 아직 갓난아이수준의 믿음임을, 내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고 성급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 열정을 논하기 전에,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나에게 원하는 그 것을 먼저 알아야했고, 그 것을 알기 전에 나를 사랑하기보다 하나님을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했던 것이다. 이 전에 읽은 책 <풍성한 교회 이야기>는 많은 실제적인 이야기를 통해 감동과 마음의 간절함을 주는 반면, 이 책<다시 쓰는 두 날개로 날아오르는 건강한 교회-제1장~제3장>은 체계적인 과정과 방법을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준다. 막연하게 교육받으면 많은 부분 달라지겠지~하고  내가 얼마나 안일한 모습으로 양육반을 시작했는지 반성도 했다.
두리뭉실하게 하나님께서 기쁘게 사용하실 일꾼이 되겠다고 생각만 했었다. 내가 성장하길 바라시는 하나님은 D12라는 양육시스템을 통해 적극적이며 구체적으로 나에게 보여주고 계신다. 구체적으로 거쳐야할 단계들을 접하니 느슨했던 마음이 당겨졌고, 설레는 긴장감도 생겼다. 지금은 잘 해야지~하는 마음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지만, 잠깐 뜨겁게 타오르다가 식는 열정이 아니라 책에서처럼 의무와 책임에서가 아닌, 앞으로의 시간들을 통해 내 안에 온전한 열정적인 영성이 생기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사용되기를 원한다.
내 스스로 하나님께 적극적으로 쓰임받길 원하고 이런 교육을 받는 모습은 일년 전, 아니,7개월 전만해도 생각하기 힘들다. 이제는 받는 어린아이와 같은 신앙에서 나를 통해 행하실 하나님의 계획과 축복을 나누는 청장년의 시기가 되도록 기도한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이 글귀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하나님은 우리의 걸음을 기뻐하시고 축복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