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순종을 읽고

2009.07.05 17:47

최은애권찰 조회 수:2708 추천:99

   보호아래.
   민호는 나의 보호아래에 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해 민호를 가장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민호를 보호함에 있어서, 내가 민호에게 요구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순종이다. 엄마인 나의 말에 순종하지 않는 민호는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 내 말을 따르지 않을 경우, 체벌을 가하기도 한다. 엄마의 말을 따르지 않는 민호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민호는 아직 미숙하다. 아주 자주, 아니 거의 매일 위험에 노출된다. 그러한 민호를 보호하기 위해 나는 그에게 순종을 요구한다. 나의 보호 아래에 두고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이 모든 것은, 내가 민호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 자식을 어미인 내가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의 딸이다. 딸인 나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어버지 하나님은 나를 그분의 보호아래에 두셨다. 하나님의 사랑은 순수하고 완전하며, 영원하다. 인간인 나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완전한 사랑으로 나를 보호하신다. 나는 내 품에 있는 민호와 같이 하나님이 보시는 모든 것을 거의 보지 못한다. 하나님 앞에 나는 민호와 같은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그런 그분 앞에 나는 다 알고 있다는 듯, 잘난 척한다. 나의 제한된 지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나는 순종의 원리가 아닌, 옳고 그름의 논리적 원리로 판단하고 행동해왔던 것이다. 아담과 하와가 바꾸어버린 그 원리 그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부분적 순종으로 불순종했던 나

   사울은 부분적으로 순종했다. 가장 좋은 양과 소, 기름진 것, 어린양, 모든 좋은 것은 죽이지 않고 백성에게 주어 하나님에게 제사를 드리게 했다. 여기에 따르는 많은 이점들이 있었을 것이다. 백성들로 하여금 너그러운 왕이라는 호평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하나님 앞에 경건한 왕이라 칭함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두 진멸하라 명하셨고, 사울은 불순종했다. 죽이기는 죽였다. 하지만 부분적인 순종은 ‘거역’이다. 나는 하나님 앞에 잘하고 있다 여겨지는 것만 기억한다. 분명히 사울과 같이 온전히 순종하지 못했음에도, 잘 한 것도 있잖아..여기며 합리화시키며 스스로 만족한다. 사울도 스스로는 만족했을 것이다. 어쩌면 하나님으로부터 잘 했다 칭찬받을 것을 기대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왕으로 세우신 것을 후회하셨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에 대해,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것 자체로 만족할 때가 많다. 제대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고민하려 하지 않는다. 인간의 논리에 그르지 않는 한 모든 것을 허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위에 세우신 권위에 온전히 복종하지 않은 채, 그저 내가 할 일만을 그르지 않게 감당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내 위에 세우신 권위를 복종하기는커녕 나 자신의 이성적 논리로 판단하는 교만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 위에 계신 여호와를 경외하지 않는 엄청난 죄를 범하면서도, 나는 잘하고 있는 양, 나는 다른 사람인 양 은근히 내세우며 살아갔던 많은 순간들. 내 인생에 개입하신 하나님의 기다리심의 인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했을 때, 나를 싸고 있던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사라지면서 원수인 사탄이 하나님의 허용하시는 가운데 합법적으로 드나들게 된다. 거역은 귀신이 다스릴 통로를 내주는 일이다. 이 모든 것을 비추어볼 때,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은 이 교만하고 불순종의 딸을 이렇게 은혜로 보살펴 주신 하나님. 그 은혜를 어찌 감당해야 할까.

   상황이 아닌 믿음을 통한 순종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보다 나에게 일어나는 상황에 집중한다. 왕의 기름 부음을 받은 다윗,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을 왕으로 세우실 것이라는 말씀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세우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그는 왕의 총애를 받았으나, 하루 아침에 도망자의 신세가 된다. 하나님께서는 왜 이런 일을 허용하시는 걸까.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기 시작하면 하나님의 뜻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면서 돌이킬 기회를 기다린다. 다윗에게 이 모든 상황을 돌이킬 기회가 찾아온다. 도망자의 신세로 동굴에서 숨어지고 있는 그 때, 마침 사울 왕이 그의 동굴로 들어와 쉼을 청한다. 사울 왕은 무방비상태였다. 하나님이 주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그와 함께 하던 사람들도 모두 하나님의 기회라며 사울을 해할 것을 촉구한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잘못된 상황을 돌이킬 절호의 기회이다. 나라면 분명 이렇게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다윗도 그의 칼을 사울을 향해 쳐들었다. 그러나 그는 사울 왕을 해하지 않았다.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으로 끝을 낸다. 다윗은 사울 역시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위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절호의 기회는 또 한번 찾아온다. 한번도 아닌 두번이나 나에게 유리한 기회가 찾아온다. 이것을 어찌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며 또 한번 결론을 내려버릴 것이다. 나라면 말이다. 이제 우리는 저 사람을 몰아낼 수 있다. 나의 무죄를 입증하며, 이 힘들고 힘든 상황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다윗은 그것을 하나님 손에 맡긴다. 나는 늘 기도한다. 다윗과 같은 믿음을 허락해주십시오. 다윗과 같은 결단력을 허락해 주십시오. 설사 나에게 찾아온 이 절호의 기회가 하나님 주신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 생각대로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 나에게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위임하신 권위에 대해 절대적으로 복종하기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원하신다. 어떠한 상황이든 하나님의 권위를 경외하며 그 권위에 순종하며 하나님 손에 맡기는 것. 그것이 하나님을 향한 진정한 믿음이요. 순종이다. 결국 순종은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지 않는 한, 온전히 실행될 수 없다. 또한 순종은 우리의 믿음을 성장하게 한다. 우리가 권위의 손에 부당 대우를 당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진리든 모든 상황이 좋을 때 지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닐 때, 진리를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내 위에 세우신 권위는 교회, 직장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존재한다. 지금의 나에게는 남편이, 그리고 부모님이 그 권위일 것이다. 모든 것이 좋을 때에는 말씀대로 순종한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말씀대로 순종하기가 어렵다. 가족이기에 오히려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나는 너를 인도하고 보호하기 위해 내 지혜와 교훈을 네 부모의 마음에 담아 놓았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순종하고, 가정의 머리로 허락하신 나의 남편을 존중하며 복종할 때, 하나님의 뜻은 이루어진다. 설사 그 권위가 잘못 되었다 할지라도 순종하는 자들은 순종만 하면 된다. 주님은 우리에게 잘못된 순종의 책임을 묻지 않으신다.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믿음은 참된 믿음이 아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자기 잇속을 챙기는 기회로 삼는 것뿐이다. 내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신뢰를 바탕으로 끝까지 순종해야 한다. 아들을 내어놓기까지 주저함이 없었던 아브라함과 같이 끝까지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신뢰와 인내가 하나님 기뻐하시는 순종을 가능하게 한다.

   “내가 그 그늘에 앉아서 심히 기뻐하였고 그 실과는 내 입에 달았구나 그가 나를 인도하여 잔칫집에 들어갔으니 그 사랑이 내 위에 기로구나”(아2:3-4). 하나님께서는 나를 당신의 보호 아래 두시기로 하셨다. 그분의 그늘 아래 생명 나무가 있다. 나를 생명 아래 거하게 하신 아버지를 향한 온전한 믿음을 구하며, 아버지의 말씀에 언제나, 어느 때에나 순종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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