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글:김용수(写真 ·文:金ヨンス)
엥??
엄창훈?
일본의 시골 마을에 무슨 한글간판을 저렇게 크게 붙여 놓았나? 그것도 사람의 이름으로..?
하지만 역시...
그럴 이유와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일본에 27년을 살았어도 아직도 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일본어가 아닌 한글이다.
이 간판은 내가 보고 읽은 그대로의 ‘엄창훈’이라는 한글이 아닌 ‘はなも’(하나모)라는 히라가나인 일본어인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가만히 읽어보니 꽃가게의 간판인 ‘はなも’인데 나에게는 ‘엄창훈’이라는 한글로 인식되어버린 것이다. 일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의심 없이 예쁘게 읽을 수밖에 없는 꽃가게의 간판이었던 것이다.
사람은 아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에 열려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하나의 간판을 통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え??
オム·チャンフン?
日本の田舎町に何でハングルの看板をあんなに大きく貼ってあるんだ? それも人の名前で…?
でもやっぱり···
その理由と可能性はほとんどなかった。
日本に27年間住んでいても、まだ私の目に先に入ってくるのは日本語ではなくハングルだ。
この看板は、私が見て読んだままの「オム·チャンフン」というハングルではなく、「はなも」(ハナモ)というひらがなの日本語なのだ。
気を取り直してじっくり読んでみると、花屋の看板である「はなも」だが、私には「オム·チャンフン」というハングルで認識されてしまったのだ。 日本人なら誰でも疑いなくきれいに読まざるを得ない花屋の看板だったのだ。
人は知るほど多様な可能性に開かれているしかない存在だという事実を改めて一つの看板を通じてもう一度考えるようになる。
